드라마 넘어의 세상

드라마를 보다가 등장인물의 대사에 확 꽂히는 경우가 있다.
 
남편과 다투던 그 여인은 자기는 돈과 자식과 드라마만 있으면 살 수 있다고 했다.
 
여인의 삶의 의미에 자신이 빠져있다는 사실에 그 남편은 좀 상심하는 거 같았다. 당연하겠지.
 
그런데 나 역시 드라마로 삶의 위안을 얻는 아줌마면서
 
정작 그렇게 당당하게 선언하는 여인에게 신선한 충격을 받다니
 
이건 또 내 자신의 속물스러움에 대해 새롭게 생각해보는 시간이었다고 할까.
 
나 또한 돈과 자식과 드라마가 인생의 전부일 수 있는지는 곰곰 생각해볼 일이지만
 
갈수록 생활의 폭이 좁아지면서 TV나 인터넷을 통해 세상을 보는 경향이 짙어지는 건 사실이다.
 
<직장의 신>이라는 드라마를 보면서 내 자식의 직장생활을 짐작해본다. 
정작 갑을관계의 약자로 허덕이는 젊은이들은
매회마다 보여주는 미스김의 통쾌한 한방에 환타지를 경험할 지 모르지만
오래전 그 상황에서 떠나온 나에겐 그 드라마는 내 남편이나 자식이 말해주지 않는 직장생활의 아픔이다.
 
<내 연애의 모든 것>이 심지어는 국회에서도 연애하는 드라마라는 비난을 받기도 한다지만
 
미처 이해할 틈도 없이 현실에서 이미 지겨워져버린 정치에 대해 새로운 재미를 주고 있다.
 
물론 정치가 재미있어 보인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에게 너무나도 중요한 것임에도
한심스런 현실 탓에 그쪽에 관한 이야기는 흥미를 가질래야 가질 수도 없는 줄 알았는데
 
비웃는 재미도 재미는 맞는가보다.
 
오늘도 TV를 틀고 드라마를 본다. 내가 경험해보지 못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본다.
 
그것이 나와 상관 없기도 하고 있기도 하다.
 
나 또한 나름대로 한세상을 살아온 기성세대로, 나보다 젊은 사람들 앞에서
 
세상의 모든 것을 이해한다는 듯이 굴고 싶을 때
 
나를 되돌아본다. TV 넘어 드라마 넘어 세상을 보고 있는지.
 



ⓒ 오피니언타임스,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한국온라인신문협회의 디지털뉴스이용규칙에 따른 저작권을 행사합니다.>
칼럼으로 세상을 바꾼다.
오피니언타임스는 다양한 의견과 자유로운 논쟁이 오고가는 열린 광장입니다.
본 칼럼은 필자 개인 의견으로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반론(nongaek34567@daum.net)도 보장합니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