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애의 에코토피아]

[논객칼럼=박정애]

‘인 더 더스트’라는 프랑스 영화가 있다. 지진과 함께 파리에 원인 불명의 미세먼지가 차오르고 무방비 상태의 시민들은 저항할 틈도 없이 죽어간다. 이 영화는 미세먼지가 얼마나 무서운 살인자인지를 세상에 선포한 일명 ‘미세먼지 재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적을 알고 나를 알면 백전백승’이라는 고사성어가 있다. 환경의 역습으로 인해 수많은 재앙이 들끓고 있는 지금, 우리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기 위해 미세먼지의 실체를 파악하고 그 대책을 고민해 보기로 하자.

생명에 위협을 가하는 먼지에는 미세 먼지와 초미세 먼지 두 종류가 있다. 그 중 미세먼지는 마찰이나 연소 때 발생하고 초미세 먼지는 고압이나 고온에서 연소할 때, 화학적 반응을 일으킬 때 발생한다고 한다. 미세먼지의 정체는 벨기에 뫼즈 계곡 참사(석탄 사용, 사상자 6천여 명 발생, 황산이 원인/1930), 도노라 사건(미국, 제철소와 황산 제련 공장, 20여 명 사망, 6천여 명 호흡기 질환/1948), 런던 스모그 사건(석탄 난방, 디젤 버스, 1만 2천 여 명 사망/1952) 등 대형 참사를 통해 만천하에 드러나게 되었다.

미세먼지로 뿌옇게 뒤덮인 서울 도심@오피니언타임스

그렇다면 미세 먼지의 우리나라 오염도 현황은 어느 정도일까? 2017년 조사 기준으로 전 세계 136개국 중 초미세 먼지 지표가 130위라고 하니 오염도가 얼마나 심각한지 알 수 있다.

미세먼지를 가장 많이 배출하는 곳은 바로 석탄 화력발전소이다. 미세먼지 발생이 가장 많은 연료가 석탄이기 때문이다. 경유 자동차 또한 화력발전소 못지않게 미세 먼지 배출량이 많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난방을 비롯해 가열 제품을 많이 사용하는 사무실이나 가정의 실내도 미세 먼지의 주요 발생지 중 한 곳이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어느 정도의 악영향을 미치는지는 다음의 자료들을 통해 알 수 있다.

세계보건기구 산하 국제암연구소는 2013년 미세먼지를 대기오염과 함께 1등급 발암물질로 규정했다. 미세먼지로 인해 사망한 사람들이 흡연으로 인한 사망자보다 많다는 것이다. 또한 2012년 전 세계적으로 공기오염으로 사망한 사람이 700만 명 정도였고 이 중 약 61%(430만)가 실내공기 오염으로 사망(2014년 세계보건기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2018년 조사 기준에 따르면 최대 3300만 명이 대기오염으로 천식이 악화됐다고 한다. 2010년  미국 알레르기 천식면역학회의 조사 결과에서는 실내 공기 오염이 전염성 호흡기 질환, 알레르기, 천식 증가 및 새집증후군 발생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조사 결과를 봤을 때 실내공기 오염의 심각성도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세 먼지는 생명체에만 치명적인 것이 아니다. 기후 변화를 일으키기도 한다. 미세 먼지로 인해 기온이 떨어지기도 하고 집중 호우가 발생하기도 한다. 그로 인해 동아시아 지역의 여름 몬순이 약해져 농산물 생산에 지장을 주고 있다고 한다.

미세먼지 폐해가 속속 밝혀지면서 대기오염 측정망도 강화되고 있다. 2018년 6월 말 기준으로 전국에 총 553개 측정소가 설치돼 있으며 측정방법으로 미세먼지는 베타선 흡수법, 초미세먼지는 중량 농도법 또는 이에 준하는 자동측정법을 사용하고 있다. 현재는 지상에서 낙하한 미세먼지의 양을 측정하는 수준이나, 이보다는 에어로졸(대기 중에 부유하는 고체 또는 액체의 미립자)의 수직 분포 및 기상 상황을 파악하는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또한 실내공기오염에 관한 법규를 만들어 운용(다중이용시설 등의 실내 공기 관리법 : 시행규칙 제12조)하고 있고 계속 보완해 가는 중이다. 지하주차장과 터널, 지하철 등에도 스마트 공기질 관리시스템을 도입해 전국으로 확대해 나가고 있다.

코로나 재 확산으로 미세 먼지에 대한 경각심이 약해진 듯하다. 하지만 미세 먼지의 위험성을 안다면 이를 줄이기 위한 노력을 결코 멈추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해결방법은 뭐니 뭐니 해도 가장 큰 원인을 제공하는 석탄 화력발전을 중단하고 경유 차량을 없애는 것이다. 숲과 녹지 공간을 넓히는 일도 중요하다. 미세먼지 저감 기술의 개발도 시급하다. 미세먼지 저감을 위한 스마트한 정책들이 하루빨리 만들어지기를 촉구한다.

 박정애

시인이자 에세이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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