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YTN 뉴스 유튜브 영상 캡쳐
사진=YTN 뉴스 유튜브 영상 캡쳐

[오피니언타임스=이대훈 칼럼니스트]집값은 치솟고 분양시장 문턱은 높아지자 대안으로 지목된 경매시장에 인파가 몰리고 있다.

기존 매매시장은 다락같이 오른 집값을 따라가기 어렵고 서울과 수도권 분양시장은 청약 가점(84점 만점)이 70점은 돼야 명함을 내밀수 있을 정도로 진입장벽이 높다. 반면 부동산 경매시장은 이도 저도 따지지 않아 ‘보물 찾기’에 나선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면서 역대급 인기를 누리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를 중심으로 오피스텔, 공장(지식산업센터), 토지 등도 열기가 뜨겁다. 웬만한 경매 물건의 낙찰가는 기존 매매시장의 시세와 비슷한 수준까지 높아졌다.

지난달 28일 서울동부지법 경매 4계. 감정가 4억5000만원인 강동구 성내동 ‘성내1차e편한세상’ 84㎡(전용면적 기준) 응찰자는 무려 72명에 달했다. 치열한 입찰 경쟁 끝내 10억3720만원에 입찰한 이모 씨가 새 주인이 됐다.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 비율)은 감정가의 두 배 이상인 230%나 됐다.

법원경매 전문기업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난달 경매가 진행된 수도권 아파트 낙찰가율은 112.9%로 역대 가장 높았다. 수도권에서도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119%로 역시 조사 이래 가장 높다. 주거 대체시설로 주목받는 서울 오피스텔 낙찰가율은 99.8%로 100%에 육박했다. 낙찰가율이 100% 이상이라는 건 평균적으로 감정가보다 비싸게 매각되고 있다는 것이다. 매매시장에서 집값이 폭등하면서 감정평가사가 책정한 적정 가격보다 높게 입찰해도 손해 보지 않는다고 생각한 응찰자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서울 아파트도 감정가의 80%대 낙찰이 일반적이었던 박근혜 정부 때와 비교하면 지금 시장이 얼마나 과열됐는지 짐작할 수 있다.서울 및 수도권 아파트 경매 낙찰가율이 평균 110%를 넘는 등 역대 최고 수준이라는 건 주의할 점도 많다는 뜻이다.경매는 기본적으로 매매시장에서 바로 사는 것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경락잔금대출(경매 낙찰을 받은 후 받는 대출) 이자는 높은 편이다. 시중은행에서 경매 대출을 잘 취급하지 않아 비싼 금리로 제 2금융권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임차인 등 권리관계 상 부동산을 점유하고 있는 사람을 빼내는 ‘명도’ 과정에서 비용이 들어가기도 한다. 이사비를 지급해야하는 경우도 있고, 밀린 아파트 관리비를 대신 내줘야 하는 경우도 흔하다. 권리분석을 잘못해 임차인의 보증금까지 떠맡아야 하는 경우도 있다.실수요자나 투자자들이 이런 위험을 감수하면서 경매시장에 참여하는 것은 분양시장 청약자격 같은 까다로운 조건이 없고 시중 보다 싸게 살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매매시장에서 사는 것보다 싸지 않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면 굳이 경매시장을 찾을 이유가 없다. 경매 낙찰에 따른 추가 비용까지 고려한 이후, 매매시장 보다 싸다는 판단이 선 이후에 입찰하는 게 합리적이다.경매시장에서 분위기에 휩싸여 낭패를 보는 흔한 경우가 ‘나홀로’ 입찰이다. 경쟁자가 없어 감정가 수준에만 입찰해도 낙찰 받을 수 있는 데 너무 높게 응찰한 경우다.

예컨대 지난 6월 17일 경매가 진행된 서울 강서구 화곡동 A아파트 전용면적 65㎡ 입찰엔 1명만 응찰했는데, 감정가(3억원) 보다 7900만원이나 높은 3억7900만원에 낙찰됐다.여럿이 경쟁을 하는 상황에서도 2위와 격차가 너무 많이 나는 경우도 있다. 역시 시세 판단을 잘못해 다른 경쟁자들 보다 너무 무리해 입찰한 경우다. 지난달 28일 서울북부지법에 나온 강북구 미아동 B아파트 전용 164㎡ 경매 사례가 대표적이다.

이 아파트는 감정가(4억300만원)보다 무려 2억원이나 높은 6억300만원에 낙찰됐다. 모두 5명이 입찰했는데, 두 번째 높은 가격을 제시한 사람은 4억5300만원을 입찰가로 냈다. 낙찰자와 2위 격차가 1억5000만원이나 난다. 2위와 비교해 단 1원만 비싸게 응찰해도 낙찰받을 수 있기 때문에 이 정도 차이가 나면 낙찰 받았어도 손해를 본 것 같은 느낌이 들 수밖에 없다.
무리한 입찰을 피하려면 해당 물건이 매매시장에서 어느 정도 시세에 거래되고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는 게 기본이다. 각종 포털과 부동산 빅데이터 앱 등을 통해 시세를 확인하는 것은 물론 현장을 직접 방문하는 등 발품을 팔아야 한다.

지금과 같은 집값 상승기엔 앞으로 더 오를 것으로 가정하고 경매에서도 무리하게 시세 수준으로 입찰하는 경우가 많은 데 입지여건에 따라 리스크를 떠안을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경매는 권리분석 등 보이지 않은 위험 요소가 많기 때문에 비용을 들이더라도 경매 전문 매체에서 제공하는 권리분석 자료 등 유료 정보, 가깝게 지내는 공인중개사나 감정평가사 등 전문가의 자문 등을 적극 활용하는 게 바람직하다.

저작권자 © 오피니언타임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