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홈페이지 캡처.ⓒ공정위
공정위 홈페이지 캡처.ⓒ공정위

[오피니언타임스=정양훈 변호사] 공정거래법은 그 집행을 대부분 공정위에 의존한다. 따라서 공정거래법을 어떻게 집행할지는 공정위가 결정한다. 

공정위는 공정거래법의 모든 조항을 동일한 시기, 동일한 강도로 집행하지 않는다. 일정한 기준과 정책적 결단 하에 특정 분야에 자원을 집중한다. 이 때문에 시점마다 이슈가 되는 조항, 제도, 쟁점이 변화한다.

공정위가 어떠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는지, 향후 조사가 집중될 분야는 무엇인지 예측할 방법은 무엇이 있을까?

첫 번째로 네트워크를 통해 떠도는 소문을 입수하는 방법이 있다. 그러한 방법 중에서는 담당자로부터 직접 전해 듣는 것이 가장 빠르고 정확하겠지만 흔히 있는 일이 아니고 바람직하다고도 볼 수 없다. 

다음으로 ‘공정위’를 키워드로 하여 언론 보도를 수집하고, RSS 피드를 구독하는 방법이 있다. 이는 간편하게 현재의 이슈 사항을 파악할 수 있다는 방법이다. 

그러나 하루에도 수십개씩 쏟아지는 자료 중 어느 것이 중요한 정보인지 선별하기 어렵고, 그 자료에서 어떠한 의미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가공과 분석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 

가장 일반적이고 무난한 방법은 공정위 웹사이트의 보도자료를 꼼꼼히 챙겨보는 것이다. 공정위 웹사이트에는 상시 다수의 보도자료가 업로드되고 있다. 지난달 업로드된 보도자료만 29개에 달할 정도다. 

보도자료는 주요 제재 사례, 재·개정 규정의 예고, 간담회·학술대회 정보, 정보공개사항 등 다양한 범위를 망라하면서 내용도 충실하다. 따라서 보도자료를 매번 챙겨보면서 그 내용과 맥락을 이해할 수 있다면 이 분야 전문가로 보아도 무방하다.

여기에 한발 더 나아가 다음과 같은 자료를 챙겨보면 좋다. 국무총리 정부업무평가위원회는 ‘100대 국정과제’를 발표했다. 그 중 ‘더불어 잘사는 경제’ 항목에 공정거래법 관련 내용이 있다. 

세부 항목으로 ‘전략 2. 활력이 넘치는 공정경제’라는 제목이 있고, 이와 관련된 국정과제로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 ‘재벌 총수 일가 전횡 방지 및 소유·지배구조 개선’, ‘공정거래 감시 역량 및 소비자 피해구제 강화’ 등이 제시되고 있다.

이러한 문구가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감이 오지 않는다면 해당 항목에 업로드된 과제 개요, 추진 현황, 연도별 보고서를 보면 된다. 

예를 들어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과 관련된 ‘2020년 보고서’에 따르면 공정위는 공정한 시장 질서 확립을 위해 광고·판촉 행사 사전동의제를 도입함으로써 가맹점주의 부담을 완화했다. 아울러 공정위는 보복 조치에 대한 3배 손해배상 제도, 단체 구상권 등을 도입해 대리점주의 권리를 강화했다.

그다음으로 공정위가 매년 1월 발표하는 ‘주요업무계획’을 확인하는 것도 향후 법 집행 동향을 파악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

올해 공정위 주요업무계획을 보면 핵심 추진 과제로 ‘디지털 경제 분야 공정거래 질서 확립’, ‘갑을이 협력하고 상생하는 포용적 시장환경 조성’, ‘대기업집단의 건전한 소유·지배구조 및 거래 질서 정립’, ‘혁신이 촉진되는 시장환경 및 거래 관행 형성’, ‘소비자권익이 제도적으로 보장되는 시스템 구축’, ‘공정거래정책 추진 인프라 강화’ 등 6개 항목이 제시되고 있다. 

위 내용은 대체로 100대 국정과제와 유사하다. 공정위의 업무계획이 국정과제를 구체화한 것이니만큼 당연한 결과이기도 하다. 

그런데 국정과제에는 없는 ‘디지털 경제 분야 공정거래 질서 확립’이 추가됐다. 이는 최근 시장에서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대응으로 볼 수 있지만 현재의 공정위가 특히 디지털 분야에 관심이 많기 때문이기도 하다.

‘디지털, 디지털, 디지털... 조성욱 2년 공정위가 바뀌었다’라는 지난 9월 10일 뉴시스 기사를 보면 “(현재의 공정위가) 일감 몰아주기 규제 등 재계 제재를 하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디지털 시장으로 무게 추를 상당폭 옮긴 것이다. 대기업만 들여다보는 기업집단국을 신설하고, 삼성·SK·한화·대림 등 주요 재벌을 직권 조사하는 등 재벌 저격수로 불렸던 김상조 전 위원장과는 확실히 다른 모습이다”고 한다.  

위와 같은 자료가 너무 뜬구름 잡는 것 같고 공정위가 향후 어떠한 업종에서 어떠한 법 위반행위를 조사할지 더 구체적으로 알고 싶다면 공정위가 매년 실시·발표하는 서면실태조사 결과가 많은 도움이 된다. 

예컨대 공정위 유통거래과가 지난 2월 발표한 유통 분야 서면실태조사에는 ‘업태별로 보면, 온라인 쇼핑몰에서 판매 대금 미·지연 지급, 불이익 제공, 판매촉진비 전가 등 불공정행위 경험률이 가장 높았고, 비대면 유통업태인 티-커머스, 티비 홈쇼핑에서도 전반적으로 높게 나타났다’는 내용이 있다. 

이에 따르면 앞으로 온라인 쇼핑몰, 티-커머스, 티비 홈쇼핑에 위 열거된 조항의 위반 여부에 대한 현장 조사가 이뤄지리라 예측할 수 있다. 

이상과 같은 자료, 문서를 상시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러한 자료는 그 어떤 논문, 교과서보다 공정위 실무 이해에 도움을 준다고 생각한다.

한양대 법대 졸업, 사법연수원 제38기 수료.

대한법률구조공단 출장소장, 서울고등검찰청 송무부, 법무법인 강호 변호사 역임.

현 법무법인 바른 구성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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