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민은 남이흥이 필시 신묘한 병법을 쓰고 있을 것이라고 보았다. 후금군은 심양을 떠난 지 8일만에 안주성에 진입했다. 그때까지 무인지경으로 밀고 들어왔다. 무기와 군량을 싣고 오는 낙타의 걸음거리는 말보다 느렸지만 방어군이 없었기 때문에 행군 속도가 빨랐다. 잔 싸움을 벌였더도 진격 속도가 빨라 좁은 목의 안주성에 도착했는데, 이곳을 빠져나가면 한달음에 평양-한양을 공격할 수 있다.
아민은 휘하 막료들을 풀어 안주성의 지형을 살펴오도록 명했다. 주위를 살피고 온 휘하 막료가 보고했다.
“안주는 고구려 을지문덕이 수군을 궤멸시킨 살수대첩의 현장입니다. 천혜의 요새로서 13척(4m) 높이의 담에, 길이가 43535척(약 1600m)의 석성으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많이 허물어졌든데, 장만이 개축했습니다. 성안에는 18개의 샘이 있고, 중앙에 군창(軍倉)이 있습니다. 가뭄에도 마르지 않는 샘물이 있으니 성안의 백성들은 식량 없이도 석달을 견딜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 2년분의 양곡이 비축되어 있다고 합니다. 그것을 빼앗으면 우리군사에게 2년분의 식량이 비축되는 셈입니다. 안주성의 지형상 살피건대 정공법 밖에는 없는 것 같습니다.”
“조선군의 후속부대가 들어오고 있느냐.”
“목마다 지키고 있습니다.”
“잘 지켜라. 그래, 정공법이 성공한다. 그러나 한번 더 사자를 보내겠다. 이 땡추위에 싸워서 얻을 게 무어냐. 안주를 평화로운 방법으로 수중에 넣을 수 있다. 끝까지 해보자.”
아민이 사자(使者)를 차출해 항복을 촉구하는 서한을 장만 진영에 보냈다.
-너희 나라는 무엇 때문에 이웃 나라인 우리와 신사(信使)를 교환하지 않고 국교를 단절하려 하는가. 어찌하여 천시(天時)를 살피지 못하고, 감히 우리나라의 원수가 되려고 하는가. 명나라를 섬기는 것은 좋다. 우리와도 친교를 맺어 형제지국이 된다면 그대 나라는 평화를 취하고, 우방국을 하나 얻는 것이다. 외교란 대국 하나에만 의존하는 것이 아니라 다른 나라와도 이해를 따져 친선과 우호를 도모해야 한다. 나라에만 충성하는 것이 어찌 외교라 할 것인가. 그 나라와도 필시 문제가 있을 것인즉, 그러한 외교는 나라를 파탄시킬 것이다. 국경을 맞댄 우리 화친할 것을 약속하라. 그러면 너희 나라는 대국보다 더 실리를 추구할 것이다. 
장만은 사자가 가져온 아민의 서신을 받고 조정의 결정이 중요하므로 급히 연락군교를 조정에 보내 이의 허락 여부를 타진했다. 그러나 조정의 반응은 생뚱맞았다.
“장만, 그자 싸움하기 싫으니 핑계대는군.”
“아니지, 힘에 버거우니 항복하려는 것이오. 이런 불출은 당장 잡아다 곤죽을 만들어야 합니다.” 
연락군교가 돌아와 장만에게 보고했다.
“장군 나리, 장계를 보낸 것이 안보낸 것만도 못하게 되었습니다. 장군 나리가 입장이 난처하게 되었습니다. 벌써 패장으로 여기고, 삭탈관직만이 아니라 파면하겠다고 나오고 있습니다. 적에게 죽는 것이 아니라 대신들에게 맞아죽게 생겼습니다.”
장만이 한숨을 쉬었으나 한숨 쉬는 것으로 해결될 수 없었다.
“저놈들이 시간의 말미를 준 것을 우리가 역이용해야 한다. 인근에 나가 군병을 모집하라. 젖먹이 아이 힘까지 필요하다.” 
병사를 구하는 사람들이 나간 얼마후 남이흥의 휘하에 박명룡, 구성부사 정상의가 합류했다. 
강계부사 서상인은 내려오다가 적진에 막혀 진퇴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데, 좌영장 겸 개천군수 장돈, 맹산현감 송덕영, 태천현감 김양언, 박천군수 윤혜, 영유현령 송도남이 민병을 인솔하고 합류했다. 사기가 올랐다. 이들은 뒷문을 통해 안주성으로 들어갔다. 
다른 한편으로 장만의 서찰 독려를 받은 훈련봉사 김언수 항응수 현덕문, 천총 임충서, 중군 양진국 등이 남이흥이 이끈 1500명에 가세했다. 성중의 군사와 민간인, 노약자까지 합해 어느결에 3000 병력이 되었다. 적의 3만 5천의 병사에 비하면 10분지 일에도 미치지 못하는 숫자였으나 최소한 버틸 기력은 마련된 셈이다. 그동안 싸우다 손실을 입은 병력 충원은 물론, 교대로 싸울 수 있는 상황까지 왔다. 
님이흥은 병사들을 성의 요소요소에 배치하여 방어진지를 구축했다. 안주방어사 김준, 평안 우후 박경동 등 제장들을 거느리고 끝까지 항전과 함께 성을 사수한다는 맹세를 피롤 나누며 하였다. 남은 것은 오직 충의지심 뿐이었다. 진두지휘하는 남이흥의 결연한 모습을 보고 노약자들도 창을 높이 쳐들었다.  
“기패(旗牌) 병사는 성루에 올라 깃발을 휘두르고, 군고(軍鼓) 병사는 북을 울려라.”
이런 때일수록 사기를 올리는 것이 최상의 전법이다. 이런 광경을 보고 적진의 아민이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조소했다.
“너희들은 어찌하여 3리에 불과한 작은 성안에서 갇혀 스스로 태워죽이려 하는가. 백성들에게 무슨 죄가 있다고 어육(魚肉)이 되게 하려는가. 항복하고 화친할 것을 명하였거늘 응하지 않은 책임은 전적으로 너희에게 있다. 애먼 백성들만 죽이게 되니 내 마음 괴롭고, 너희 사대부란 것들의 부도덕성과 책임회피를 규탄하는 바이다. 너희 나라 조정 대신이란 새끼들, 실로 백성들에 대한 측은지심이 없단 말인가.”(남균우의 ‘님이흥의 비장한 순국’ 일부 인용)
그리고 외쳤다.
“인내에도 한계가 있다. 이제 마지막 결전이다. 동서남북에서 전면 공격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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