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인세율 인하를 시사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출처=더팩트
법인세율 인하를 시사한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출처=더팩트

[오피니언타임스=박성복 파이터치연구원 부연구위원] 새 정부 출범 첫해부터 법인세 부담을 낮추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최근 추경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우리나라의 법인세율이나 체계는 선진국과 비교해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밝히면서 법인세율 인하를 시사했다.

우리나라 법인세 최고 세율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09년 25%에서 22%로 낮아졌다. 이후 문재인 정부 첫해인 2017년 25%로 3%p 인상됐다. 

한국은 최근 5년간(2017~2021년) 주요국 중 유일하게 법인세율을 인상한 국가다. 한국경제연구원 보고서에 따르면 같은 시기 프랑스, 미국, 일본은 법인세 최고 세율을 각각 16%p(44.4%→28.4%), 14%p(35.0%→21.0%), 0.2%p(23.4%→23.2%) 인하했다. 영국(19.0%)과 독일(15.8%)은 변함이 없었다.

이처럼 주요 선진국들은 법인세 인하 경쟁을 통해 자국 내 투자와 일자리 창출에 힘을 쏟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추세에 역행하고 있다.

그렇기에 윤석열 정부가 국내에 투자돼야 할 자금이 해외로 유출되는 것을 막고, 일자리 창출을 도모하기 위해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는 건 시의적절하다. 

다만 법인세 인하가 일자리 창출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노동유연성 확보를 위한 노동 개혁을 동시에 추진해야 한다. 노동유연성 수준에 따라 법인세 인하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5개 국가의 2008년부터 2017년 자료를 활용해 노동유연성 수준에 따른 법인세와 고용 관계를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그림 참조).

노동유연성 수준에 따른 법인세와 고용 관계.ⓒ세계경제포럼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 OECD 통계, 국제노동기구 통계
노동유연성 수준에 따른 법인세와 고용 관계.ⓒ세계경제포럼 글로벌 경쟁력 보고서, OECD 통계, 국제노동기구 통계

OECD 국가 중 노동유연성이 하위 25% 수준일 경우 법인세와 고용이 비례 관계를 보인다. 노동유연성이 낮을 경우 법인세 인하에 따라 고용이 감소한다는 의미이다. 

반면 노동유연성이 상위 25% 수준일 경우는 반비례 관계를 나타낸다. 노동유연성이 높을 때는 법인세 인하에 따라 고용이 증가한다는 의미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한국의 ‘노동시장 유연성’ 순위는 조사 대상 141국 가운데 97위다. 전체 국가 경쟁력 순위 13위와 비교하면 한참 뒤떨어진다. 특히 노사협력, 정리해고비용, 고용 및 해고 규정 관련 지수는 각각 130위, 116위, 102위로 최하위권이다.

이렇듯 노동유연성이 현저히 떨어지는 상황에서 법인세를 감면해줘도 기업은 일자리 창출에 부담을 가질 수밖에 없다. 오히려 노동유연성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법인세만 감면했을 때 기대했던 효과가 나타나지 않으면 부자 감세라는 비판을 받을 수 있다.

새 정부가 이러한 교훈을 잘 되새겨 법인세 감면 정책을 성공적으로 실현하길 기대한다. 

일본 교토대 경제학연구과 박사.

한국보건사회연구원, 대구경북연구원 연구원 역임.

현 파이터치연구원 부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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