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테라‧루나’ 사태로 전 세계 충격 … 국내 560만명이 하루평균 11조 거래
- ‘하이퍼 리스크, 하이퍼 리턴’ … 투자자보호 장치 전무, 투자에 신중 해야

사진=빗썸 홈페이지
사진=빗썸 홈페이지

[오피니언타임스=강원 전문칼럼니스트] ‘테라’와 ‘루나’의 폭락으로 전 세계가 충격에 휩싸이면서 암호화폐(가상자산)를 둘러싼 논란이 한층 뜨거워지고 있다. 암호화폐는 과연 ‘희대의 사기’인가, 아니면 ‘미래 기술의 구세주’인가?

 ◆ “암호화폐는 쓰레기, 거대 폰지 사기일뿐”
 지난 5월 22일 ~ 26일 스위스 다보스에서 열린 세계경제포럼(WEF) 연차총회(다보스 포럼)에선 암호화폐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비트코인은 코인(동전)이라 불리더라도 돈이 아니다”라면서 “안정적인 가치 저장수단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그는 일부 암호화폐가 실물자산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 만큼 디지털 시대의 다단계 사기 구조와 비슷하다면서, 정부에 의해 담보될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와 다르다고 지적했다.

게오르기에바 총재는 특히 최근 폭락한 루나와 테라USD(UST)를 겨냥해 코인 발행구조가 ‘폰지 사기’(다단계 피라미드 사기)였다고 비판했다. 스테이블 코인이 신뢰할 수 있는 실물자산으로 뒷받침되면 달러 대비 가치가 1대 1로 안정적이겠지만, 자산으로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20% 수익을 약속한다면 피라미드 사기라는 것이다.

세계적 자산운용사인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의 스콧 마이너드 최고투자책임자(CIO)도 “대부분의 암호화폐는 통화가 아니라 쓰레기”라고 목소리를 높였다.투자의 귀재로 불리는 워런 버핏은 지난 4월 30일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에서 열린 버크셔 해서웨이 연례 주주총회에서 “전 세계 비트코인 모두를 25달러에 사라고 해도 사지 않을 것”고 말했다.

◆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미래”
 이에 대해 암호화폐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금융혁신을 불러일으킬 뿐만 아니라, 인류의 삶 전반에 긍정적 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암호화폐는 물리적, 시간적 제약 없이 자금이체가 가능하고 거래수수료가 낮으며, 다양한 방식으로 거래될 수 있다는 점에서 지급결제 거래의 효율성과 편의성을 높인다는 것이다. 또 투기, 분산, 헤지 기능을 제공,  신규 투자자산으로 편입해 투자 포트폴리오도 확대시킬 수 있다.

암호화폐는 블록체인의 네트워크 외부효과(Network Externality)를 제고해 Metaverse(메타버스), NFT(대체불가토큰), DeFi(탈중앙화금융서비스) 등 혁신산업의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메타버스는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의 상위개념으로 ICT 기술을 활용해 현실을 디지털 기반의 가상 세계로 확장, 가상 공간에서 모든 활동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시스템이다. NFT(Non-Fungible-Token)는 디지털 파일의 거래 기록과 소유권을 기록하는 일종의 디지털 증서이며, DeFi(Decentralized Finance)는 중앙화된 중개기관을 거치지 않고 분권화된 금융 서비스를 뜻한다.

◆ 암호화폐 급속 성장 요인
 금융위원회가 지난 3월 발표한 ‘21년 가상자산 사업자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가상자산거래소에 가입된 고객은 총 1525만명이며, 이가운데 실제 이용자는 558만명에 이르렀다. 국내 가상자산 시장의 일평균 거래규모는 11조 3000억원, 거래를 위한 원화예치금도 7조 6000억원에 달했다.

가상자산 시장은 2009년 비트코인 등장 이후 빠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시장 유동성이 풍부하고 블록체인 생태계가 확장 추세에 있으며, 스테이블 코인의 등장이 그 배경으로 작용했다. 가격 변동성이 높은 기존 가상자산을 보완하는 스테이블 코인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지급결제 수단으로 활용됨으로써 다양한 블록체인 서비스들이 파생되는 기반이 됐다. 스테이블 코인(Stable coin)은 안정적인 가치가 유지되도록 설계된 가상자산이다. 가격안정화 메커니즘 및 담보자산의 유형 등에 따라 현금담보형, 자산담보형, 가상자산담보형, 무담보형(알고리즘 기반) 등으로 구분된다.

◆가장 큰 약점은 ‘암호화폐=화폐’를 보증하는 수단이 없다는 점
이처럼 단기 성장에도 불구, 암호화폐에 대한 부정적 견해는 상당하다. 가장 크게 지적되는 단점은 ‘화폐’라고 부르지만 화폐가 가져야 할 ‘내재가치’가 없다는 것이다. 워런 버핏은 “비트코인은 생산적이지 않고, 전혀 내재가치가 없다”며 “농지 및 부동산은 식량을 생산하고 임대수익을 올릴 수 있지만 비트코인은 아무것도 생산하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이나 5년, 10년 후에 비트코인이 오를지 내릴지는 나도 모른다”며 “사람들이 마법에 걸린 것 같다”고 밝혔다.

구겐하임 인베스트먼트의 스콧 마이너드 CIO는 보다 구체적으로 암호화폐가 △가치저장 수단 △교환 수단 △거래 단위라는 통화의 3가지 요소 중 어느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한다고 지적했다. 화폐는 일종의 ‘믿음(신뢰)’이다. 화폐를 주고 다른 재화나 서비스를 살 수 있다는 신뢰가 있어야 화폐로서 기능할 수 있다. 그 믿음은 궁극적으로 ‘국가권력’에 의해 부여된다. 그래서 ‘법정 화폐(法定貨幣, legal tender)’라고 하는 것이다.

 하지만 암호화폐는 이런 믿음을 부여할 장치가 없다. 발행자가 불투명하고, 발행자의 신뢰도 모호하다. 세계 어디서나 쓸 수 있는 것도 아니다. 화폐임을 보증하는 수단이 없고, 결제수단으로서의 역할도 미미한 것이다. 암호화폐를 한 국가의 중앙은행이 정식으로 발행하는 디지털 화폐인 CBDC(Central Bank Digital Currency, 중앙은행 디지털화폐)와 헷갈리는 사람들도 적지 않은데, 암호화폐와 CBDC는 완전히 다르다.

◆‘하이퍼 리스크, 하이퍼 리턴’
 흔히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high risk, high return)’이라고 한다. 투자위험이 높으면 기대수익도 높다는 뜻이다. 암호화폐 투자는 이를 넘어 ‘하이퍼 리스크, 하이퍼 리턴(hyper risk, hyper return)’이다. ‘쪽박 아니면 대박’인 것이다. 

 ‘대박’을 기대하고 뛰어들지만 결과는 ‘쪽박’일 가능성이 크다. 초기 투자자들의 성공을 부러워해 불나방처럼 뛰어들기에는 너무 위험하다. 주식이나 채권이라면 이를 발행한 회사의 가치가 뒷받침되는데 암호화폐는 아무도 그 가치를 보증해주지 않는다. 오로지 시장에서의 교환가격뿐인데, 과거 네덜란드의 튤립 투기때처럼 투자심리가 무너지면 가격은 급락하고 팔 수도 없게 된다. 

 암호화폐 거래로 대박을 내는 곳은 사실 따로 있다. 바로 암호화폐 거래소다.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업비트의 운영사인 두나무는 지난해 매출(영업수익) 3조 7055억원, 당기순이익 2조 2343억원을 기록했다. 도박에서 배부르는 곳은 개평을 뜯는 사람뿐인 것과 마찬가지 이치다. 금융사나 기업들이 달려드는 이유는 블록체인 기술이 가져올 미래를 외면하기 어렵고, 암호화폐 시장에서 수익을 내기 위한 것이다. 

현재로선 암호화폐 시장은 ‘돈놓고 돈먹기식’이다. 높은 수익률을 보장한다는 암호화폐는 일단 의심해봐야 하고, 가짜 거래소를 조심해야 한다. 디지털 자산은 정부의 일정한 규제체계내에 있지 않다. 투자자들이  제대로 보호받을 수 없으며, 투자에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한다는 뜻이다. 강 원 news34567@nongae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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