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YTN 뉴스 유튜브 영상 캡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YTN 뉴스 유튜브 영상 캡쳐

[오피니언타임스=최진우 전문칼럼니스트] 해마다 이맘때면 대기업 CEO의 상반기 연봉이 공개된다. 올해도 어김없이 재벌총수들이 상위권을 차지한 가운데 월급쟁이 사장, 즉 전문경영인들의 억 소리나는 성과급이 공개돼 일반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올 상반기 연봉톱은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이 차지했다. 신 회장은 롯데지주, 롯데쇼핑, 롯데케미칼, 호텔롯데, 롯데제과 등 7개 계열사로부터 상반기 급여로 총 102억8500만원을 수령했다. 작년 상반기 79억7200만원 대비 약 29% 증가한 액수다.

2위에 오른 LG그룹 구광모 회장은 71억3900만원을 받았다. 급여가 22억8800만원, 상여가 48억5100만원에 달했다. 3위는 현대차와 현대모비스로부터 32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은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차지했고 17억5000만원의 보수를 받은 SK그룹 최태원 회장이 4위에 이름을 올렸다.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포함시키면 단연 조수용·여민수 전 카카오 공동대표가 압도적인 1, 2위를 차지했다. 두 사람은 각각 361억 4700만원, 332억 1700만원을 보수로 받았는데 조 전 공동대표의 경우 337억5000만원, 여 전 공동대표는 318억2400만원을 스톡옵션 행사를 통해 막대한 차익을 거뒀다.

전문경영인 중에서는 박성욱 SK하이닉스 부회장이 96억2900만원을, 박정호 SK하이닉스 대표이사 부회장이 87억5900만원을 각각 받아 그룹 오너인 최태원 회장보다 더 많은 보수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권에서는 한국투자증권 정일문 대표가 상반기 50억8900만원으로 연봉킹에 올랐고 메리츠증권 안재완 전무가 46억5800만원으로 2위, IBK투자증권 최미혜 상무가 퇴직금을 포함해 39억4400만원으로 3위에 올랐다. 미래에셋증권 최현만 회장은 34억8400만원, 김찬일 상무는 21억4000만원으로 그 뒤를 이었다.

재벌총수, 전문경영인들의 돈잔치 속에서 오히려 눈에 띄는 사람은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이다. 그는 2017년 국정농단 사건 관련 재판을 받기 시작하면서 무보수를 공언했고 올해까지 5년간 보수를 한 푼도 받지 않았다.

기행과 괴짜행보가 끊이지 않는 일론 머스크 테슬라 CEO 역시 무보수를 표방하고 있다. 그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급여명세서에 0원으로 기재했다. 머스크는 2018년 5만6380달러, 2019년 2만3760달러의 극히 미미한 수준의 연봉을 받았지만 월급이나 상여금을 받지 않겠다고 선언하면서 이 마저도 회사에 반납했다.

하지만 정작 그는 수십조원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보유하고 있어 0원 무보수 CEO라는 칭호가 맞지 않는다. 회사로부터 급여와 성과금은 한 푼도 받지 않았지만 총 12회에 걸쳐 1억100만주에 달하는 스톡옵션을 행사할 수 있고 이미 일부는 실제 지급이 완료가 되어 스톡옵션 평가차익만 29조원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무보수로 5년간 일하고 있는 이 부회장이 머스크식의 스톡옵션을 경영성과로 챙겼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오히려 이번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족쇄가 풀린 이상 향후 경영 일선 복귀와 함께 정상적인 경영인으로 돌아가야 하는게 아니냐는 목소리가 높다.

그가 삼성전자를 더 키우고 발전시켜 어려운 시기를 겪고 있는 대한민국의 품격을 높인다면 보수로 수십, 수백억원을 받아도 욕하는 사람들은 없을 것이다.

최진우 scottgaines20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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