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ytn뉴스 유튜브 영상캡쳐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ytn뉴스 유튜브 영상캡쳐

[오피니언타임스=최진우 전문칼럼니스트] 정치권력이 경제권력보다 절대 우위인 한국에서 삼성은 늘 정치권 눈치를 보느라 애를 먹는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국정농단과 기업승계와 관련해 그룹총수가 재판을 받았던 터라 삼성은 행보 하나하나가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다.

시계를 돌려 2019년 5월로 가보자. 문재인 당시 대통령은 취임2주년을 맞아 KBS와 특집대담을 가졌다. 많은 주제가 다뤄진 그날 대담에서 가장 관심을 끌었던 대목은 단연 대통령의 삼성공장 방문이었다.

사회자가 공장 방문과정에서 삼성전자 이재용 부회장과의 만남과 관련해 일부 비판적 시각이 있다는 질문을 던지자 문 전 대통령은 “투자를 늘리고 일자리를 만들고 경제에 도움 된다면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벤처기업이든 누구든 만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해 삼성전자 공장 방문에 대한 비판을 일축했다.

문 전 대통령은 “재판을 앞두고 있는데 봐주기 아니냐는 것은 우리 사법권의 독립성을 훼손하는 말씀이며 재판은 재판, 경영은 경영, 경제는 경제”라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하지만 당시 상황은 문 전 대통령의 말과는 판이했다. 당시 검찰은 삼성바이오로직스 공장에 대한 압수수색을 단행하는 등 수사 강도와 속도를 높여갔다.

검찰은 한발 더 나아가 삼성그룹 미래전략실의 후신인 삼성전자 사업지원 TF 소속 모 상무와 계열사 보안업무를 총괄하는 TF 소속 모 상무 등에 대해서도 증거인멸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등 삼성그룹 윗선, 정확히는 이재용 부회장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그로부터 1년8개월이 지난 2021년 1월 이 부회장은 국정농단과 관련해 징역2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재판이 진행되는 동안 비메모리 반도체 분야에 133조원 투자를 약속하는 등 선처를 기대했던 삼성의 바람은 휴지조각이 됐던 것이다.

시간이 흘러 2022년 현재. 윤석열 정부는 이재용 부회장이 대통령 특사 자격으로 2030 부산세계박람회(부산엑스포) 유치를 위해 이달 중순 영국에 파견된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특사로 파견되면 영국 차기총리로 유력한 리즈 트러스 외무부장관과 만남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815 광복절 특별사면 복권대상이었던 이 부회장은 당시 “국가 경제를 위해 열심히 뛰어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겠다”고 소회를 밝혔었다. 국가를 대표하는 기업인이 국가의 부름을 받고 국익을 위해 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 부회장의 선친 고 이건희 삼성회장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 유치에 큰 역할을 하는 등 국가적 행사 유치에 누구보다 솔선수범했었다.이번 부산엑스포 특사자격은 이 부회장이 밝힌 대로 ‘국가경제를 위해 기업인의 책무와 소임’을 다하는 중요한 기회가 될지도 모른다.

한편에서는 경제를 위해 삼성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검찰이 앞장서 이재용 부회장을 겨냥해 칼날을 가는 이중적인 행보를 보였던 문재인 정부와는 결이 다른 윤석열식 이재용 활용법을 기대해본다.

최진우 scottgaines2008@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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