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두렁 밭두렁에
이슬 머금고 피어있는 꽃
덩쿨로 뻗어나간 줄기에서
한송이 두송이 피어나는것이 여리기도 한데
 

메꽃만 보면
꽃잎이 마치
학질을 앓고 난 다음의
창백했던 내 입술색갈을 닮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그래서
실제 꽃을 꺽어서
꽃잎을 입술에 펼쳐 붙여보기도 했었던 기억들
 

어느 여름 날
 
버덩 개울에서 놀다가
열이 나고 오한이 나서
비몽사몽 풀섶에 쓰러져 있을 때
 

내가 아프다는 동네형들의 기별을 받은 어머니께서
 
논둑 길 저편에서 가물가물 뛰어 오시고
어머니 치마자락과 번갈아 가면서
 
땅에 깔려 피어난 메꽃이
바람에 흔들리며 아득아득 보였다 말다 하던 생각
 

메꽃을 보면 지금도 마음이 아리다 
그리고 학질에 먹던 약 
그 쓰디쓴 "깅기랍"의 기억에 
온 입안이 써 지는듯하다 

메꽃 
지금 다시봐도 역시 여리고 
창백하기는 마찬가지
 
꽃을 따 봐도 역시 스르르 접히며 
힘없이 스러지는 갸날픈 모습 
꽃병에 꽂아 놓을 수도 없는 꽃
 

그래서인지 메꽃은
여전히 마음 속에
 
학질에 걸려 한 여름에도 오들오들 떨 던 핏기없는 내 입술과 
쓰디쓴 깅기랍같은 기억으로 남아있는 아리기만한 꽃이다
 
아직도 
여전히 
그렇게 
그렇게

 

*깅기랍: 학질(말라리아)치료제의 속명 

꽃말: 수줍음, 충성
 
메꽃과(―科 Convolvulaceae)에 속하는 다년생 덩굴식물.

흰색 땅속줄기에서 여러 개의 덩굴로 된 줄기가 나와 다른 물체를 감아 올라가며 자란다. 잎은 긴 타원형이며 어긋나고 잎밑 양쪽은 귓불처럼 조금 나와 있다.

꽃은 엷은 붉은색이고 6~7월에 잎겨드랑이에서 1송이씩 피는데 깔때기처럼 생겼으며 꽃부리에 주름이 져 있고 꽃부리 끝만 5갈래로 갈라졌다. 봄에 땅속줄기를 캐서 굽거나 쪄 먹으며, 어린 잎은 나물로 먹지만 많이 먹으면 현기증이나 설사가 나기도 한다.
 
메꽃과 비슷한 식물로는 바닷가에서 흔히 자라는 갯메꽃(C. soldanella), 잎이 3각형으로 생긴 애기메꽃(C. hederacea), 큰메꽃(C. sepium) 등이 있다. 애기메꽃과 큰메꽃의 땅속줄기도 메꽃의 경우처럼 굽거나 쪄 먹는다. 식물 전체를 말린 것을 선화(旋花)라고 하여 한방에서는 고혈압·당뇨병·이뇨 등에 쓴다. /세계모던포엠작가회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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